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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/10/02   081001 : 영웅본색 보고 왔다 [10]

081001 : 영웅본색 보고 왔다


점심 때 출판사 들렀다가 내친 김에 서대문에 있는 드림시네마(구 국도극장이었나?)에 가서
재개봉한 영웅본색 (英雄本色: A Better Tomorrow, 1986) 보고 왔다 와아와아^^/


5시20분에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2시 57분에 도착하니까 상영시간이 바뀌어 있는 거다
무려 3시! 에라모르겠다 화장실 들르고 오늘의차 하나 사고 냅다 들어갔다

근데 그 넓은 극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거다!!
아 이게 얼마만에 혼자 보는 극장영화인가(/^^)/
요즘 같은 멀티플렉스가 아니라 과거 단관개봉관 시절에는 아주 드물게 관객 아무도 없이
나 혼자 영화볼 때가 있었다. 광명사거리 개봉극장에서 와호장룡도 혼자 봤었지

어쨌든 그래서

딴사람 눈치 볼 것 없이 마음껏 눈물콧물 흘리면서 봤다;ㅁ;
엉엉 윤발이형~
내가 볼 때마다 눈물흘리는 영화가 평생에 몇 편 있는데 영웅본색이 그 중 하나다
영웅본색은 라스트에 소마(주윤발)이 죽을 때면 눈물을 참지 못하고 만다

근데 오늘(어제가 됐군)은 조금 달랐다
그러고 보니 난 영웅본색을 극장에서 본 적이 없었다. 입소문 난 후 비디오로 봤을 뿐.
그래서 큰 스크린에서 송자호(적룡)이 악몽을 꾸는 프롤로그가 나올 때부터
가슴이 뭉클하고먹먹하고설레이고벅차서그만;ㅁ;
처음부터 눈물훌쩍글썽줄줄흘리면서 보니까 오히려 엔딩 때는 좀 덜 나오더라ㅋㅋ

처음 적룡이 악몽을 꾸며 잠에서 깰 때
정말 만감이 교차했다
어려서부터 잘은 모르지만 영화를 좋아했었다
중학생 때 <대부>를 보고 진짜 영화가 어떤 건지 깨달았었다
고2 때 학교 컴퓨터클럽에서 축제의 일환으로 나 혼자 단편영화를 구상했었는데
그때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지. 그리고 만들 자신이 있는지.
그래서 평생 영화에 몸 바치기로 결심했건만...
영화과는 떨어지고 애니메이션 제작일로 20대를 허송세월보내게 되었지...
그러다가 우연한 계기로 만화스토리를 쓰게 되고
그것조차 잘 안돼서 소설을 쓰기 시작하고...여기까지 왔다

내가 영화를 순수하게 좋아하던 때의 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영웅본색.
때문에 첫장면에서부터 마치 그간의 내 인생이 오버랩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
감동할 수밖에 없었다.

정말이지 영웅본색은 엄청난 걸작이다
꼭 영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괜히 홍콩영화 씹는데
80년대 홍콩영화는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 최고였다
흘러간 명작들을 세월 지난 뒤에 보면 좀 아니다 싶은 것이 있다
한데 영웅본색은 절대 안 그렇다니까??

어우 진짜 어쩌다 영웅본색 씹는 사람보면 입을 그냥 확~ㅋㅋ
영웅본색이 얼마나 편집이 정교한지 아나? 인물감정의 흐름을 몇 컷만 갖고서
층층이 쌓아올리는지 아나? 이야기의 구조가 대사가 아니라 미장센과 편집으로,
그것도 점층과 대조로 절묘하게 짜여져 있는 걸 느끼기는 했나?
샘페킨파가 실험했고 아키라(만화)에서도 실험됐던 슬로모션을 이용한 액션-리액션의
경천동지할 액션샷이 어떤 건지 알기나 하나?
아 구구절절이 얘기하기도 짜증난다

음냐 나 또 흥분했다ㅋㅋ
어쨌든 영웅본색은 홍콩쌈마이짜장같은 영화가 아니라니까~
어쨌든 뭐
영웅본색은 정말 남자들의 가슴을 뜨겁게, 어깨를 떨며 눈물을 흘리게 하는 뭔가가 있다
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던지는
의리를 위해서 목숨을 던지는
형을 죽도록 사랑하는
동생을 죽도록 사랑하는
그런 남자들이 나오는 영화다

난 무협지를 그리 많이 읽지 못했다. 읽어봤자 김용 정도.
만약 무협에 대한 동경에 나에게도 있다면 그건 영웅본색이다.
영웅본색을 무협으로 쓰려고 생각한지 오래인데...
쓰게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네..음냐

아 오늘 이것저것 일이 많았지만
영웅본색 본 것으로 하루는 끝~
음 언제 한 번 더 보러 가??



* * *

소시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삼촌팬이 되어야 할 텐데~ㅋㅋㅋ

by kisnelis | 2008/10/02 00:39 | 본영화 | 트랙백 | 덧글(10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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